“추석명절 배는 통천포에서 구입하세요”

굳이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든다는 국가정책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들은 정년 없이 소득만 안정된다면 농촌생활을 동경하게 된다.

공주시 통천포 지역은 예부터 달콤한 배로 유명하다. 이는 오랜 세월 대를 이어 온 사람들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4대 종손으로서 20년째 배 농사를 지어 오고 있는 안골농원 (사곡면 신영리 37번지) 김학준(010-3409-9495)‧박창근 부부를 찾았다.

▲ 안골농원 들어가는 길

안골농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어 푸른 가을하늘이 더욱 선명해 보였다. 물속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모습이 더 평화로운 농촌풍경을 느끼게 하는 곳이었다. 한창 배 수확기인 요즈음 이들 부부는 아침부터 배 밭에서 작업복 차림으로 반갑게 맞아 주었다.

▲ 안골 농원 전경

김학준씨는 충남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20여 년 전 귀농해 배 농사를 지어오면서 현재 15명으로 구성된 신영리 작목반 회장을 맡고 있다.

멋스러움이 느껴지는 분위기와 나름의 카리스마가 있는 부인 박창근씨는 마을의 부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이 농촌생활을 결심하기까지는 묵묵히 곁에서 지켜주고, 함께 해준 아내 도움이 컸으며, 아내도 이제는 알아서 하는 배농사의 전문가가 됐다.

▲ 풍년이 든 안골농원 배를 들고 행복한 웃음을 짓는 김학준.박창근 부부

농사는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 되고, 손끝에서 마무리가 되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다보니, 이들 부부는 배꽃이 피는 계절이면 꽃구경보다 먼저 손끝으로 꽃을 따내며 열매를 그려보는 것으로 한해를 맞는다.

병충해로부터 배를 보호하고, 맛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해 포장하고 되돌아서면 쉴 틈도 없이 어느새 수확하는 시기가 되어 바쁜 손길이 필요하게 된다.

머리만한 배를 한 알 한 알 따다보면 고맙게 비춰준 햇빛이랑, 별 탈 없이 불어 준 바람이랑 모든 것이 고맙고 또 고맙다는 것을 알게 된다.

농촌의 생활이라는 것은 이렇듯 자연과 아주 밀접해서 틈실하게 영글어준 배 한 알 한 알이 자식처럼 소중하다.

▲ 김학준 회장이 통천포 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를 따던 김학준 회장은 “통천포 배는 흙이 황토라서 당도가 좋고, 배가 무르지 않고 아삭아삭한 것이 특징으로, 전구에서 배 가격이 최고”라며 통천포 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그렇지만 배농사와 농업이 이런 자부심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다. 김 회장은 “요즘 우리나라 청년실업이 늘고 있음에도 농촌은 인력을 구하기가 힘든 현실”이라며 예전 대학교 시절 농활처럼 청년들이 농번기만이라도 농사일을 도울 수 있도록 이들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국가차원에서 대책마련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마저도 어려운 현실이라면, 농번기만이라도 기계농을 할 수 없는 통천포 같은 배 농사를 짓는 특수한 곳에는 외국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특별한 대책이라도 시급히 마련해 줄 것을 염원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정부시책이 농촌 현실을 반영해 준다면 우리나라 농산물도 더 건강해지고, 전문화되어 잘 사는 농촌, 사람들이 돌아오는 농촌이 되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배농사와 함께 밤농사도 짓고 있다는 김학준 회장은 “생산자는 생산자로서 원하는 적정가격을 받고, 소비자는 소비자로서 품질 좋은 싱싱한 농산물을 사 먹고, 판매자는 판매자로서 그 역할분담이 제대로 되는 것이 진정한 3농 혁신”이란다.

무엇보다 농사꾼으로 행복한 것은 풍년이 드는 해에 흘렸던 땀방울만큼이나 주머니가 두둑해 지는 기쁨이다.

▲ 선별하기 전 창고 모습

특히 올해는 기후도 적당하여 배농사가 풍년인 만큼 다가오는 추석 명절에는 꿀맛인 통천포 배가 농민들이 원하는 가격으로 판매되기를 바란다.

▲ 김학준 회장이 수확한 배를 싣고 있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 지원사업으로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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