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엔딩
슬픈 영화의 한 대목을 베낀 것처럼
자주 극極으로 치닫는다
구간 밖의 세상은 모든 극劇으로 연출되고
내일 꽃 피리라 기대하고 능소화 꽃 피는 방향으로 갔더니
온도를 높이던 꽃은 이미 눈 밖으로 내몰리고
소문의 혓바닥에 돋는 고리는 자주 끊어지고
정작 너를 만난 구간은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던 집
아마 쏟아지고 만 술병의 어느 부분이었을 것이다
취한 질문들이 늘어나고
계절을 놓친 화분들이 유리창을 넘어가도 손 놓지 못한 어제가 자꾸 돋아난다고
벚나무처럼 웃음을 달고 사는 사람이나
떫은 낙과처럼 슬픔을 물들이는 사람도 모두 한 구간을 간다고
별것 없더라고
이제 막 눈꽃 열차가 경적을 울리며 레일을 지나간다